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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 Nothing God made is useless

필넷 2010. 2. 1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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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강아지똥' 이라는 어린이 연극을 관람했다.
얼마전 크리스마스 연휴 마지막날에 아이와 함께 관람한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가 아이에겐 아주 기억에 남은 듯 했다. 아직도 EBS에서 중간중간 광고가 나오는데, 볼 때마다 이야기를 하곤 했다.

아빠~, 오즈의 마법사 또 보러가요.

아빠~, 호두까기 인형 보러가자.

오즈의 마법사를 한번 본 뒤로는 비슷한 유형의 연극이나 뮤지컬 광고가 나오면 무조건 보러 가자고 한다. 그래서 조만간 호두까기 인형도 봐야할 듯 싶다.

예상밖의 아이의 반응에 다른 것도 한번 보려고 생각하던 중에 위드블로그에서 '강아지똥' 이라는 연극의 캠페인을 하는 것을 보게 되어 신청했다. 사실 난 거의 도서리뷰전문(?)으로 낙인 찍힌 듯 해서 선정되리라고는 기대안했는데, 운좋게 선정되어서 보고 왔다.

강아지똥은 3년 전에 타계한 권정생 선생의 작품이고, 1969년에 기독교아동문학상에 당선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책은 가장 낮은 곳으로부터의 아름다움을 감격스럽게 그린 어린이 그림책이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고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해 버리는 강아지똥, 그 똥이 민들레 꽃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감동스럽고 신비스러운 이치를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출처, 알라딘

아직 많은 부분에서 문제를 스스로 헤쳐나가는데 부족한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 그리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내용이다.

토요일 오전 11시 공연을 관람했는데, 관람객이 많지 않았다. 아이와 어른 다 포함해도 30명이 안될 듯 싶었다.

공연시작 20분 전부터 입장하는데, 무대에 들어가면 분장한 배우들이 공연을 시작하기 바로 직전까지 여기저기 관람석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에게 책도 소개하고 간단한 영어로 말도 걸고 같이 사진촬영도 해준다.
저학년의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아이들은 즐거워하면서 사진도 찍도 대화도 곧잘 하는데, 서연이는 낯설어 하는 것 같았다. 아무튼 공연외에 색다른 즐거움을 주려는 시도가 좋은 것 같다.

연극, '강아지똥' 은 대사가 주로 영어로 진행된다. 그리고 중간중간 흐름을 놓치지 않을 정도로 한국말로 대사가 들어간다.

대사에 사용되는 영어는 어렵지 않은 쉬운 영어이긴 하지만, 그래도 미리 영어를 교육받지 않은 미취학 아동들이라면 알아듣기에는 어렵울 듯 싶다. 그래서 이 연극은 초등학교 1~3 학년의 아이들에게 맞을 듯 싶다. 하지만 미리 아이와 함께 책으로 여러번 읽어보고 온다면 만4~7세의 아이들도 잘 볼 수 있을 듯 싶다.

아쉽게도 난 연극이 영어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지 못했기에 아이에게 제대로 관람한 기회를 만들어주지 못했다.
아이도 못알아 듣는 말만 해서 그런지 빨리 집에 가자고만 하고, 난 달래면서 중간중간 아이에게 내용을 이야기해주기 바빴다. 그런대 중간에 '강아지똥'과 '흙'이 슬프게 헤어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아이가 눈물을 흘리며 조용히 울었다.

잘 달래며 끝까지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아이에게 왜 울었냐고 물어봤다.

아빠 : 서연아~, 아까 흙하고 강아지똥하고 헤어질때 왜 울었어?
아이 : 으응.. 강아지똥하고 흙하고 헤어지니까 슬퍼서...

진짜로 슬픔을 느껴서 울었던 것인지, 아니면 무섭다면서 빨리 집에 가자고 하는데 안가서 울은 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조용히 눈물을 흘릴 때의 모습은 정말 슬퍼서 울고 있는 것 같았다.

아빠 : 서연아~, 강아지똥 재미있었어요?
아이 : 아~니!, 재미없었어.
아빠 : 그럼, 오즈의 마법사하고 강아지똥 중에서 뭐가 더 재미있었어요?
아이 :오즈의 마법사!

사실 내가 보기에도 춤추고 노래하고 알아들을 수 있는 재밌는 대사가 나오는 오즈의 마법사가 더 재밌긴 하다. ^^;

연극이 영어로 진행된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책이라도 구입해서 아이와 미리 읽어보고 갔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미리 책으로 꼭 읽어보고 관람할 것을 권하고 싶다. 원작도 한국인데 왜 영어로 공연을 하는지 궁금하다.
미리 책을 읽어보고 영어를 접해본 저학년의 초등학생에게 딱 알맞을 듯한 공연이였던 듯 싶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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