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양평의 동생집에 다녀왔다.
전원주택에서 살고 있는 동생 덕분에 종종 전원의 생활도 느끼게 된다. 갈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도심을 벗어나는 것 자체가 마음을 편하게 한다.
자연속의 나를 느낄때
내가 자연속에 있다는 것을 가장 실감할 때가 칠흙같이 어두운 밤에 나와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적막을 느낄 때 이다. 도시에서는 그런 칠흙같은 밤을 경험할 수가 없다. 당연히 하늘의 별을 구경하기도 쉽지 않고 고요함은 찾을 수가 없다.
하지만 자연속에서는 마음의 고요를 느껴볼 수가 있다. 도시속에서 고요함을 느낀다면 그것은 외로움일 것 이다.
내가 자연속에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다른 시간은 이른 아침 앞 마당에서 느끼는 차갑지만 시원한 산내음과 안개가 내린 먼 산의 풍경이다. 바라보는 것 만으로 내 마음을 열고 쌓여있는 찌꺼기를 날려버린다.
전원생활의 즐거움
아침 산책삼아 집 근처에 있는 주말 농장에 가서 심어놓은 배추, 감자 등의 채소가 자라는 것을 살펴보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면 그리고 시멘트가 아닌 자연의 흙 위에서 흥에 겨워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순간의 연속이 바로 전원생활의 즐거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원생활을 동경하는 마음에 감상이 길어졌다.
아무튼 갈 때마다 긴장의 연속인 정신과 육체를 한껏 이완시키고 오게된다. 차로 10분 거리인 두물머리에서의 산책은 정말 최상의 코스이고 여름이면 계곡에서의 물놀이 또한 빼놓을 수가 없다.
장 담그기, 그리고 봄나물 냉이
지난주에는 가서 간장 담그는 것을 돕고 왔다. 요즘에는 마트에서 메주를 구입할 수가 있으니 재래식 간장과 된장 담그는 것도 어렵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테라스 한쪽 구석에 장을 담가서 항아리를 놓으니 구색이 잘 맞는 듯 싶다.
두달 뒤에는 다시 간장에서 메주를 건져 된장을 만들어야 한다.
먼저, 소금물을 만든다 | 항아리에 채를 걸쳐서 소금물을 걸른다 | 대추와 고추, 참숯을 올려놓는다 |
집에 오기 전에는 집 근처에 있는 밭에서 봄내음을 물씬 풍기는 냉이를 큰 비닐 하나 가득 뜯어왔다.
원래 옥수수를 키우던 밭인데 밟히는 것이 냉이일 정도로 엄청 많다. 사실 냉이를 처음 봤는데 땅바닥에 납작하게 붙어 자라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놈인데, 땅에서 캐다 보면 냉이의 향기가 코 끝을 자극한다.
냉이가 이렇게 생겼다 | 잠깐사이 한자리에서만 캔 냉이 |
밭 군데군데에는 올해 농사를 위해 쇠똥퇴비가 뿌려져 있었다. 아이에게 쇠똥퇴비라고 말해주며 와보게 하니 냄새가 난다며 미간을 찌푸리며 코를 쥐고 오는 모습이 귀엽다. 1
봄이 오는 이 무렵에 주말 오전 시간을 내어 두물머리에서 산책을 하면 시원한 봄내음을 맡아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 사실 쇠똥퇴비는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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