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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개월, 천사와 악마사이에서 갈등

필넷 2009. 11. 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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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이따금씩 자신의 생각이 말과 행동으로 그대로 표출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지난주 주중에 아이에게 새로운 스티커 책을 사주기로 약속을 했다. 그냥 스티커북은 아니고..., 아이의 표현을 빌자면,

아빠, 떼였다 붙였다하는 스티커책 사줘요.

예전에 '라라의 스타일기' 라는 스티커 책을 사준 적이 있는데, 오래되고 낡아서 버렸기때문에 새로운 것을 사달라는 말이였다.

42개월, 천사와 악마사이에서 갈등하다.


주말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아이는 10분 정도짜리의 단편 시리즈 만화를 보면서 머리를 빗고 있다.

아이 : 아빠, 이것만 보고 가자~~~
아빠 : 빨리 준비하고 가야지!
아이 : 이것만...

머리를 빗는 중간에 만화가 끝나고, 한편의 광고가 이어진다.

아빠!, 끝났다. 가자.

그리고 다음편이 시작된다. IPTV에 있는 VOD인데, 중지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다음편이 방송된다.

어...또 한다. 아빠~, 가야하는데 또 해.  이것만 보고 가요.

새로 이어지는 만화를 보면서 아이는 옷을 입히고, 이것 저것 준비하는 동안에 또 다시 만화가 끝난다. 그리고 역시나 한편의 광고가 나온다.

아빠, 끝났어. 텔레비 꺼. 마트 가야돼

아빠는 다른 것 하느라 TV를 끄지 않았고, 그 사이에 광고가 끝나고 만화가 또 시작된다.

아이 : 어.. 또 한다. 아빠!~, 빨랑 텔레비 꺼
아빠 : 서연아, 네가 꺼. 그리고 이제 가자.
아이 : 아빠..., 이것만 보고 가요.
아빠 : 안돼요. 아빠하고 스티커 책 사러 가기로 했잖아요.
아이 : 근데, 자꾸만 계속 만화가 해~,  이것만 보고 가~
아빠 : 그럼 책은 다음에 살까?
아이 : 이거 보고 사러가요.
아빠 : 안돼. 그럼 책은 다음에 사는거야~!
아이 : ........ 아빠!, 빨랑 텔레비 꺼

초등학생만 되어도 보통은 일의 순서를 정해서 행동할 수가 있지만, 42개월된 서연이겐 아직 무리인가보다.
상황에 따라 계속 마음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치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 순간에 머리속에서 천사와 악마가 싸우는 모습이 연상된다.

아무튼 최종에는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아이가 선택을 한 것이 그냥 기쁘다. ^^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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