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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리뷰]구멍에 빠진 아이가 나를 돌아보게 하다.

필넷 2009. 4. 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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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에 빠진 아이 - 10점
조르디 시에라 이 화브라 지음, 리키 블랑코 그림, 김정하 옮김/다림
베스트리뷰에 선정되었습니다. ^^*

위드블로그 캠페인을 통한 여섯번째 도서로 '구멍에 빠진 아이' 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신청할 당시에만 해도 그저 '아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말하는 육아관련 서적으로 알았습니다.

첫 페이지부터 어느날 느닷없이 한 소년이 구멍에 빠지면서 겪는 일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도록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200페이지도 안되는 얇고 글자체도 크게 인쇄된 2시간 정도면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책입니다.

전반적인 줄거리

별거중인 부모밑에서 자라는 한 소년이 어느날 갑자기 구멍에 빠지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말에 아빠에게 가던중에 느닷없이 길 한가운데 파묻혀 버린 것입니다.

소년의 곁을 지나가던 많은 행인들이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도와주지를 않습니다.
노인, 젊은 엄마들, 부부, 연인, 시각 장애인, 신부님, 경찰관까지도 …
가장 착해야 할 사람들 마저도 각자 자기의 생각에만 빠져서 눈 앞의 현실을 보지 못합니다.

소년의 곁을 지나던 기자에게 말합니다.
『세상에 있는 절반 정도의 사람들은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적당히 행동해요. 나머지 반은 자신을 평범하다고 생각하면서 세상에 묻혀 자신만을 위해 살고요.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특권을 누리고 싶어 해요』

어떻게 소년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수 있을까요?  바로 소년이 만난 사람들이 소년을 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현실을 보려하지 않을때, 현실을 직시한 것은 바로 집없는 떠돌이 개와 거지입니다.

구멍에 빠진 아이가 나를 돌아보게 하다.

책을 읽어가면서 나 자신이 '구멍에 빠진 아이를 보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과 다를바 없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생각하면서 자신만의 생각에 사로잡혀 현실을 보지 못하는 젊은 엄마들, 산책하는 부부 [각주:1]와 과연 내가 무엇이 다른가? 하고 반문하게 됩니다.
나약함을 느낄때는 스스로를 평범한 사람으로 치부하고 현실을 외면하고 안주하고 있는 '나'를 보게됩니다.

또한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며 특권을 누리고 싶어하는 지팡이를 짚은 노인, 시각장애인, 신부님, 경찰관, 시장[각주:2]과 내가 다른점은 무엇인가? 하는 의문도 품게 됩니다.
나보다 못한 그 무엇 앞에서는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생각하고 대우 받고 싶어하는 세속적인 인간에 불과한 '나'도 보게 됩니다.

책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집없는 거지가 소년에게 하는 말을 읽는 순간에는...
나 자신이 바로 구멍에 빠져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구멍은 네가 지고 온거야. 네 영혼에 붙어서. 네 마음 깊은 곳에 귀찮은 존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가득했을거야. 게다가 죄책감까지 느끼고 있었을테고...
중요한 것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네가 구멍을 이기고 나올 수 있느냐야.
생각을 해라, 애야. 생각을.

스스로를 평범하다면서 현실을 외면하는 사람이나 특권의식을 갖은채 대우받기를 원하는 사람들 모두 자신의 구멍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바로 나 자신이 구멍에 빠져서 허우적 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며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1.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하며 자기안에 갇혀사는 사람들 [본문으로]
  2.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며 특권을 누리고 싶어하는 사람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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