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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개월 아이의 참을성과 생일이 기다려지는 이유

필넷 2010. 8. 17.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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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생일잔치가 있었다.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보통 한달에 한번씩 그 달에 생일이 있는 아이들을 모아서 생일잔치를 열어준다. 생일인 아이들은 약간의 비용을 어린이집에 내고 나머지 아이들은 1000~2000원 내외의 선물을 준비한다.
우리아이의 생일은 4월인데, 같은 반에 생일이 4월인 아이들이 적었던지 이번에는 3,4월을 묶어서 같이 했고 작년 8월부터 다니기 시작했기 때문에 어린이집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생일이였다.

생일이 기다려지는 이유


어린이집에서 한번씩 생일잔치가 있고난 뒤에는 아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있다.

아빠, 이따 케익 사오세요

아빠, 서연이 생일 언제야? 몇 밤 자야돼요?

저녁에 케익을 사서 집에 온 뒤에는 식사후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곤 했다. 그리고 가끔은 아이가 가방에 선물 받은거라며 뭔가를 주섬주섬 넣기도 하는 행동을 한다.

지금껏 아이의 그런 말과 행동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냥 '친구들이 준비한 선물을 받고 케익 앞에서 노래부르는 것이 부러웠던 모양이다' 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대 지난주에 아이가 어린이집 생일잔치에서 받아온 친구들의 생일선물을 보니 정말 기다려질만 했다.[각주:1]

 

47개월 아이의 참을성에 놀란 하루


이날 오후 4시 조금 넘어서 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아이가 대뜸 하는 말이...

아이 : 아빠, (약간 시무룩한 목소리로)빨리 들어와~
아빠 : 왜? 서연아..
아이 : 어린이집에서 가져온 선물 아빠하고 같이 뜯어볼꺼야~
아빠 : 응. 그래, 기다려~, 아빠 들어가면 같이 풀어보자.

 통화내용은 대충 이러했지만 아이가 진짜로 기다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전에도 가끔 과자를 먹다가 전화해서 '아빠 들어오면 먹으려고 과자 남겨놨어. 빨리 들어와요~' 하고는 퇴근하고 들어가보면 다 먹은 경우가 대부분 이였기때문이다.[각주:2]

그런대 퇴근하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아이가 선물이 가득히 들어있는 쇼핑가방을 낑낑대고 들고 오면서...

아빠, 나 이거 풀어볼꺼야.

하는 것이다. @.@

과자도 아니고 아이가 오래전부터 기다려 왔던 생일이였고 생일인 친구들이 받아가는 생일선물을 부러워했었는데, 그것을 어린이집 다녀온 뒤에 바로 풀어보지 않고 기다렸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그리고 아이의 생각에 대한 궁금함이 든다.

어떤 마음으로 참았을까? 선물을 풀어보는 즐거움을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같이 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1. 2010년이 되어 5세반으로 올라가면서 한 학급의 아이들이 6명에서 15명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더 많이 받기도 했다. [본문으로]
  2. 물론 아이가 과자를 안남기고 다 먹었다고 절대 실망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ㅎㅎ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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